“고전은 과거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언어입니다.
시대의 숨결이 담긴 언어,
그것이 고전문학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고전문학을 읽는 이유
고전문학을 읽다 보면
낯설고 해석이 어려운 고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현대 국어와는 어순도 다르고
표현 방식도 달라서,
단순한 흥미로 접근하기엔
문턱이 높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런 고어들이야말로
한국어의 뿌리를 이루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문학 작품 속 고어는
시대의 정서, 사상, 문화를 담고 있는
살아 있는 기록입니다.
이 “고전문학 단어장”은
국어 고어 정리, 고전시가 어휘 모음,
수능 필수 고전 어휘까지 포괄하여,
문학 교양으로도 깊이 있는
고전문학의 매력을 느끼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만들게 된 자료입니다.
정과정곡 (鄭瓜亭曲)
— 작자 미상, 고려가요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를 버리고 가시리잇고
날러는 어찌 살라고
버리고 가시리잇고
잡사와 두어리마는
서는니 자최 아니 보이면
가시던 길을 못 잊노라”
해석
나를 버리고 정말 떠나겠다는 건가요?
떠난다면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갈까요?
그렇게 떠나시려 한다면,
차라리 붙잡지도 않겠지만…”
나와 눈 마주치지 않으면
내가 가던 길조차 잊어버릴 것 같아요.
단어장
● 잡사와
→ 붙잡아서 / 붙드셔서
“잡사와 도어리마는”
● 잦혀
→ 모습 / 자태
“셔시니 잦혀 아니 보이면”
● 잊노라
→ 잊으리라 / 잊겠노라
“가시던 길조차 잊노라”
● 두어리마
→ 돌아오리만은 / 돌아오겠지만
“잡사와 두어리마는”
● 자최
→ 자취 / 흔적
“셔시니 자최 아니 보이면”
📜고려속요
「청산별곡(靑山別曲)」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는 매를 타고
벽란도를 가다가
돌아와 보니
고향이 없어졌네
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해석
“나는 차라리 푸른 산 속에 들어가서
멀위랑 다래 같은 열매나 따 먹으며
자연 속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말이야.
그게 훨씬 평화롭고 진짜 삶 같거든.
세상일이 아무리 복잡해도
청산에서라면 조금은 자유롭지 않을까?”
“나는 매를 타고 벽란도로 가는 길에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그 사이에
고향이 사라져버렸더라고.
어지러운 세상,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나도 내 길을 잃어버린 것만 같았어.”
단어장
📘 『청산별곡』 고어 어휘 카드
- 살어리 살어리랏다 – “살겠다”, 반복 강조로 **의지 표현**
- 청산 – 푸른 산, **자연과 평온의 상징**
- 멀위 – 지금의 머루, 덩굴식물로 산에서 자람
- 다래 – 지금도 ‘다래’라 불리는 산과일, 달콤하고 부드러움
- 멀위랑 다래랑 먹고 – 자연의 열매만으로 은둔적 삶의 만족 표현
- 얄리얄리 얄라셩 – **후렴구**로 운율 강화, 리듬감 부여 (의미 없음)
- 우는 매를 타고 – **환상적 도피** 혹은 빠르게 날아감
- 벽란도 – 고려 시대의 국제 무역항, **속세/현실 세계** 상징
- 고향이 없어졌네 – 귀향 불가, **정신적 상실과 방황**
📜고려속요
「쌍화점(雙花店)」
쌍화점에 쌍화 사러 가고신댄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여이다
이 말삼이 이 점 밖에
나고들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삿기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더럽고
거친 곳 없다
해석
📝 현대어 해석
쌍화점을 들러 쌍화를 사러 가겠다고 했더니,
이국인 남자가 내 손목을 덥석 잡았어요.
이 이야기가 가게 밖으로 새어나가면,
저 조그만 삿갓 쓴 광대가 꾸며낸 말이라고 하겠어요.
(후렴)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자리에 나도 함께 누우러 가야지요.
(후렴) 위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술집보다 더럽고 천한 곳은 없을 거예요.
단어장
● 쌍화점
→ 만두 가게
“쌍화점에 쌍화 사러 가고신댄”
● 회회아비
→ 외국인 남자 (회회: 아랍인 또는 몽골인)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여이다”
● 쥐여이다
→ 쥐었습니다 (쥐다의 고어형)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여이다”
● 삿기광대
→ 어린 광대,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
“조그마한 삿기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 다로러거디러
→ 후렴구, 의미 없는 의성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삿기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 더러둥셩
→ 더럽고 지저분함을 나타내는 표현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 자러 가리라
→ 자러 가겠다 (은유적으로 성적 행위를 암시)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 위위
→ 후렴구, 의미 없는 의성어
“위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 고려가요
「정과정곡」
아소 님하 도라가샤,
이별(離別)을 무삼하리잇가.
나하거늘 괴오하샤,
잡사와 두어리마는.
셔시니 자최 아니 보이면,
아소 님하 므슴하리잇고.
해석
아소 님하 도라가샤
→ 아, 임이시여, 어찌 그리 저를 두고 돌아서십니까?
이별을 무삼하리잇가
→ 이 이별을 도대체 무엇이라 여겨야 할까요.
나하거늘 괴오하샤
→ 제가 이토록 애절한 마음인데, 사랑하신다 하시면서도
잡사와 두어리마는
→ 붙잡아 두시겠다 하셨던 말씀이
셔시니 자최 아니 보이면
→ 그렇게 서 계시다 어느덧 모습조차 사라지시면
아소 님하 므슴하리잇고
→ 아, 임이시여, 도대체 무엇을 하시려는 것이옵니까.
단어장
● 므슴하리잇고
→ 무엇을 하시렵니까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소 님하 므슴하리잇고”
● 자최
→ 자취, 흔적
“셔시니 자최 아니 보이면”
● 잡사와
→ 붙잡으시고 / 잡아서
“잡사와 두어리마는”
● 두어리마는
→ 두시겠다고는 (두다 + -리마는: 추측/미래의 뜻)
“잡사와 두어리마는”
● 나하거늘
→ 내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나 + 하거늘)
“나하거늘 괴오하샤”
📜 고려가요
「이별가」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자규야 자규야 수심(愁心)을
자규야 알랴마는,
이별(離別)이 설움인가
하노라.
해석
📖 고려가요 「이별가」해석
이화(배꽃)는 달빛 아래서 하얗게
피어나고,
은빛 강물은 깊은 밤(삼경)에 고요히
흐르는데,
한 가지에 피어난 봄의 마음은
마땅히 규범에 따라야 한다지만,
그 마음(수심)을 억누르고 지키려 해도
이별(離別)의 슬픔은 풀 길이 없구나.
단어장
● 이화(梨花)
→ 배꽃
“이화에 월백(月白)하고”
● 삼경(三更)
→ 밤 11시에서 1시 사이
“은한이 삼경(三更)인제”
● 일지춘심(一枝春心)
→ 한 가지에 담긴 봄날의 연심, 애틋한 정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야 알라마는”
● 자규(子規)
→ 두견새 (이별의 상징)
“자규야 알라마는”
● 수심(愁心)
→ 시름, 근심, 걱정
“자규야 수심(愁心)을 자규야 알라마는”
📜 향가 지문
“헌화가를 부르며
꽃을 바치다”
나모도 바회도 업슨 그 숲에,
다히 갈밧 듕에 서신달하.
아으, 바람도 업고,
나조차 업서라.
나도 저 나모 감갓노이다.
달하, 곱게 헌화 드오리이다.
해석
🌸 헌화가 현대 해석
나무도 바위도 없는 그 숲에,
(나무도 바위도 없는 거친 숲 속에)
더허 갓밧(崖) 가으ᄅᆞᆫ뎌 셔 계신 그 분.
(험한 절벽 위에 홀로 서 계신 당신을)
아… 바람도 없고, 나조차 없구나.
(아, 당신을 막을 바람도 없고 나도 곁에 없구려.)
나도 저 나무로 가겠습니다.
(저도 당신 곁으로 가겠습니다.)
그러하여, 고운 꽃을 바치오리다.
(그러하여 고운 꽃을 바치겠습니다.)
단어장
● 서신달하
→ 서운해하신다면 / 섭섭히 여기신다면
“서신달하 가시ᄂᆞᆫ가.”
● 가시ᄂᆞᆫ가
→ 가시는가 / 떠나시는가
“서신달하 가시ᄂᆞᆫ가.”
● 듕에
→ 중에 / 가운데에
“듕에 니븐 날ᄒᆞ야.”
● 니븐
→ 높은
“듕에 니븐 날ᄒᆞ야.”
● 날ᄒᆞ야
→ 날개를 펴다 / 날아서 가다
“듕에 니븐 날ᄒᆞ야.”
📜 고려가요
〈서경별곡〉
위 증즐가 되어라
나도 정이 이실 줄이야
잉 무든 니거니와
나위 나졍 되야셔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저 꺼지고 시러신 님은
실반지 나려끼고
목반지 알패시고
내 손목을 잡도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해석
🟩 고려가요 <서경별곡> 해석
여흥처럼 부르던 노래가 되어버리고,
나 역시 정이 있었던 줄로만
알았는데,
너무 무거운 마음을 안고,
나중에는 결국 나 혼자 되었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제는 멀어져 가는, 미워진 님은
은반지를 빼어 끼고,
금반지는 깨뜨려 버리고,
내 손목을 붙잡았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단어장
● 증즐가
→ 여흥을 실어 부르던 노래의 후렴구, 무의미어
“위 증즐가 되어라”
● 이실
→ 있으실 (존대형 고어)
“나도 정이 이실 줄이야”
● 잉 무든
→ 매우 무거운
“잉 무든 니거니와”
● 니거니와
→ 이기지만 / ~이긴 하지만 (양보·대조 접속)
“잉 무든 니거니와”
● 나위
→ 나의 위 (존칭 표현)
“나위 나졍 되야셔”
● 나졍
→ 나중
“나위 나졍 되야셔”
● 꺼지고
→ 멀어지고 / 떠나가는
“저 꺼지고 시러신 님은”
● 알패시고
→ 깨뜨리시고 (알 + 패다)
“목반지 알패시고”
QUIZ.
📜 [고어 퀴즈] ‘알패시고’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 손에 끼우다
- 깨뜨리다
- 팔아넘기다
- 닦다
📜 [고어 퀴즈] ‘나위’는 무엇을 뜻할까요?
- 가을 바람
- 다음 계절
- 나의 위 / 나의 님
- 먼 훗날
📜 [고어 퀴즈] ‘잉 무든’은 어떤 뜻일까요?
- 매우 무거운
- 쓸쓸한
- 외로운
- 지나간
📜 [고어 퀴즈] ‘니거니와’는 어떤 표현일까요?
- 그러므로
- ~이긴 하지만
- 그 이후에
- 결국에는
📜 [고어 퀴즈] ‘꺼지고’는 어떤 의미일까요?
- 꺼트리고
- 멀어지고
- 숨기고
- 밝히고